천장 뚫은 K-베이커리 빵값
#. LA한인타운에서 뚜레쥬르에 빵을 사러 들어간 김하정(39)씨. 아이가 좋아하는 빵 몇 개와 식빵을 골라 계산하다 깜짝 놀랐다. 빵 5개 가격은 총 23달러. 마켓에서 최대한 세일 품목을 골라 알뜰장을 봤지만, 빵에 쌀 한 포대 값을 지출했다. #. 아이 생일에 블루베리 쉬폰 케이크를 사러 파리바게뜨를 들린 정준하(37)씨. 24~35달러였던 케이크 가격은 팬데믹을 거치며 가장 싼게 35달러가 됐다. 10달러 이상 오른 것이다. 정 씨는 고민하다 동네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를 샀다. 2년째 이어지는 고물가로 각종 식품 가격이 전방위로 오른 가운데 한국 베이커리의 빵 가격도 천장을 뚫을 기세다. 미주지역에 진출한 대표적인 K-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흑자를 경신하고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빵 가격도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본지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베이커리 제품 10개 가격을 한국과 비교한 결과 대부분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들이 즐겨찾는 단팥빵, 소보루 등 빵 가격은 2.75~3.25달러, 페이스트리 4~5달러, 식빵 6~7달러, 롤케이크 20~22달러, 케이크 소형 사이즈 35~40달러, 중형 사이즈는 40달러가 훌쩍 넘는다. 표 참조 식빵의 경우 한국에서 3300원(약 2.5달러) 정도지만 미주지역에서는 4.75~6달러에 판매되고 있어 최대한 2배를 더 지불해야 한국 베이커리의 식빵을 먹을 수 있다. 부담 없이 사 먹던 단팥빵도 한국에서 1700원(1.3달러)이지만 미주지역에서는 3.25달러에 판매 중으로 3배가 비싸다. 가장 가격 차가 큰 상품은 롤케이크와 케이크다. 파리바게뜨 실키롤 케이크는 한국에서 1만3000원(9.8달러)이지만 미주지역에서 20.39달러에, 뚜레쥬르 롤케이크도 1만3000원(9.8달러)이지만 현재 20.95달러에 판매돼 가격 차가 2배 이상 난다. 케이크는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우유 생크림 케이크 경우 3만3000원(25달러) 정도지만 미주지역 매장에서 비슷한 케이크를 사려면 37달러 이상이다. 파리바게뜨에서 만난 이주영 씨는 “한국 베이커리 빵 가격이 한인들이 구매 가능한 가격 상한선을 뚫은 지 오래다”며 “팬데믹 이후 빵 가격이 너무 올랐다. 생일 케이크 사기도 주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주지역에서 빵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한국에서도 다시 빵 값이 들썩이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오는 8일부터 빵, 케이크 등 자사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인상한다고 4일 밝혔다. 가격 인상 대상은 50여종으로 인상률은 평균 7.3%다. SPC그룹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식빵, 케이크 등 일부 제품 가격 인상을 이미 단행했다. 파리바게뜨는 ‘후레쉬식빵’, ‘치즈 소시지 페이스트리’, ‘고구마 반생 크림 케이크’ 등 95개 품목 판매가를 평균 6.6% 상향 조정했다. 현재 6개국에 진출한 CJ푸드빌은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직접 운영 국가에서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미국법인은 2018년 해외법인 중 처음으로 흑자를 낸 후 5년 연속 흑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미국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현재 9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점포당 하루 매출이 약 20%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객은 “빵 한 개에 5달러에 육박하는 가격에 K-베이커리를 응원하는 마음도 사라지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가격 인상 단행이 미주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제품 이름만 같을 뿐 크기나 내용물이 다를 수 있고 제조원가나 인건비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글·사진=이은영 기자베이커리 천장 뚜레쥬르 롤케이크 한국 베이커리 베이커리 제품